이 정도면 '가을 태풍' …강진성의 '노 스트라이드' 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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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가을 태풍' …강진성의 '노 스트라이드' 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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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첫 가을야구에서 인상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NC 강진성. IS포토


NC 강진성(27)이 데뷔 첫 한국시리즈(KS) 무대에서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강진성은 17일 시작된 KS 첫 4경기에서 타율 4할(15타수 6안타)을 기록했다. 나성범(16타수 7안타)과 함께 타격감이 가장 좋았다. 결승타는 없었지만, 적재적소 안타를 때려내 숨통을 틔웠다. 타순도 변화했다. 1·2차전을 9번으로 시작해 3차전 7번, 4차전에선 5번 타자로 전진 배치됐다. 강진성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강진성은 올 시즌 NC가 발굴한 '히트상품'이다. 2012년 입단 후 뚜렷한 성과가 없던 만년 유망주. 그러나 작은 변화가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냈다. 정규시즌 개막 전에 앞서 레그킥을 버리고, 노 스트라이드(no stride)로 바꿨다. "타격 타이밍이 늦다"는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받아들여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달리 스윙하기 시작했다.
 


노 스트라이드는 두 다리를 고정한 채 타격하는 기술이다. 중심 이동이 크지 않아 파워는 감소한다. 대신 몸의 움직임이 적으니 정확하게 빠르게 칠 수 있다.

새 타격폼은 강진성의 '맞춤옷'이었다. 개막 첫 달인 5월 타율 0.474(57타수 27안타)를 기록했다. 어깨를 다친 모창민의 빈자리를 기대 이상으로 채웠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입지가 넓어졌다. 6월과 7월에도 월간 타율 3할 이상을 유지했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9월 이후 타격감이 식었다. 8월까지 홈런 12개를 터트렸지만, 9월 이후 44경기에선 홈런이 하나도 터지지 않았다.

그의 시즌 성적은 타율 0.309, 12홈런, 70타점. 흠잡을 곳이 없다. 하지만 전반기(65경기 타율 0.344)와 후반기(56경기 타율 0.262) 성적 차이가 꽤 컸다. KS의 압박감을 고려하면 베테랑 모창민의 중용이 예상됐다. 이동욱 NC 감독은 KS 1차전에 앞서 "청백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타격감이 괜찮다. 믿는다"며 강진성을 1루수·9번 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기록은 3타수 1안타.

강진성은 "(9월 이후 타격감이 떨어진 건) 왼 엄지 부상으로 훈련을 많이 못 했다. 경기 때 나도 모르게 아프지 않게 치려고 타격 타이밍과 스윙이 조금 변했다. 콘택트가 안 되다 보니 페이스가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KS를 준비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훈련량을 많이 늘렸다. 시즌 초반 좋았을 때 영상을 보고 코칭스태프와 계속 상의하면서 준비했던 게 반등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진성의 야구인생은 굴곡이 많다. 입단 당시 아버지(강광회 KBO 심판위원) 때문에 다른 선수보다 더 많이 주목 받았다. '미완의 대기'라는 꼬리표를 좀처럼 떼지 못했다. 경기고 재학 시절 손꼽히는 3루 유망주였지만, 프로에서는 1군 선수층을 뚫어내는 게 버거웠다. 2014년 경찰야구단 복무 당시 유승안 감독의 권유로 포지션을 포수로 전환했다.

강진성은 전역 후 훈련을 하다가 팔꿈치를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야수로는 흔치 않은 토미존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았다. 포지션을 다시 외야수로 전환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1루수 훈련을 했다.

강진성은 KS를 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2월 스프링캠프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의 연속이다. 그는 "KS는 항상 상상만 해왔는데 선발 라인업에 내 이름이 있으니 무척 가슴이 벅찼다"며 "1차전 때는 많이 긴장했지만, 시리즈를 할수록 조금씩 긴장이 풀렸다. 선수들과 한마음으로 뭉쳐 재밌게 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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